반도체 공학의 내용을 포스팅 하기전에 기초적인 개념을 간단하게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굳이 구분하자면 반도체 물성의 내용인데 앞으로 몇 개의 포스팅에서 이러한 반도체 물성의 내용을 다루고 본격적인 반도체 공학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반도체는 도체와 부도체의 성질을 모두 가질 수 있는 물질입니다. 도체는 전기가 통하는 물질이고 부도체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질이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전자제품들은 반도체를 통해 만들어집니다. 따라서 원하는대로 때로는 전기가 통하게끔, 때로는 전기가 통하지 않게끔 컨트롤 할 수 있게됩니다. 이게 반도체를 사용하는 이유입니다.
대표적인 반도체 물질로는
실리콘 (Si), 갈륨아세나이드 (GaAs) 등이 있습니다.
GaAs는 실리콘에 비해 전자의 이동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빠른 속도를 요하는 IC칩 등에서 사용됩니다. 하지만 가성비는 실리콘이 더 우수하기 때문에 아직은 실리콘이 더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반도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실리콘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래 사진은 실리콘 원자의 전자 구조입니다. 실리콘은 14개의 전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파란색으로 표시한 최외곽에 위치한 원자가전자 4개입니다. 실리콘의 분자구조를 그릴 때는 이 4개의 전자만 가지고 있는 것처럼 그리게 됩니다. 가장 바깥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핵과의 인력이 약한 녀석들로 다른 원자로 이동할 '잠재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실리콘 원자들이 모여 실리콘 구조를 이루게 됩니다. 공유결합으로 아래 사진과 같이 각각의 실리콘 원자가 8개의 전자를 가지게 끔 모이게 됩니다. 물론 2D구조에서 설명하기 편하기 위해 이렇게 그렸지만 실제 3D 구조는 훨씬 복잡합니다. 3D구조는 다음에 따로 다뤄보기로 하겠습니다.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이러한 순수한 실리콘 결정에서는 전기가 흐르지 않습니다. 전기를 흐르게하는 매개체인 전자가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기 때문이죠. 각각의 실리콘 원자들이 8개의 원자가 전자를 모두 찾았으니 딱히 움직일 이유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전기를 흐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바로 불순물입니다. 영어로는 Dopants(도펀트)라고 합니다. 의도적으로 불순물을 실리콘 분자안에 넣어 전기가 흐르게끔 하는 것입니다. 이런 도펀트를 주입하는 것을 Doping(도핑)이라고 합니다. 도핑에는 2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N형 도핑과 P형 도핑인데요. 둘의 차이점은 원자가 전자가 5개인 도펀트를 주입하느냐, 원자가 전자가 3개인 도펀트를 주입하느냐의 차이입니다. 아래 그림은 실리콘 분자구조에서 N형 도핑과 P형 도핑을 했을 때의 상황입니다.
인(P)는 원자가전자가 5개인 5족원소인데요, 대표적인 도펀트중 하나입니다. P가 실리콘 분자구조에서 가운데 떡하니 자리하게 되면 원자가 전자 4개로는 다른 실리콘들과 공유결합을 하게되고 1개가 남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자유전자가 됩니다. 전기가 통할 수 있게 된거죠. 이때 전자(electron)를 생성하는 도펀트 P를 Donor(도너)라고 부릅니다.
붕소(B)는 원자가전자가 3개인 3족원소입니다. 마찬가지로 대표적인 도펀트들 중 하나입니다. B는 원자가전자가1개가 부족하기 때문에 그림처럼 빈자리가 생기게 됩니다. 이 빈자리를 다른 전자들이 채우게 되면 마치 저 빈자리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여집니다. 이때 이 구멍같은 빈자리는 양공(hole)이라고 부릅니다. 실제로 존재하는 개념이 아니라 전자가 움직이면서 만들어지는 빈공간입니다. 하지만 모든 전자의 움직임을 고려하는 것보다 양공의 움직임을 계산하는 것이 더 쉽기 때문에 생긴 개념입니다. 이 양공은 마치 양성자처럼 전자와 반대 전하를 가지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홀을 생성하는 도펀트 B는 Acceptor(액샙터)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이런 전자와 홀을 일컬어 캐리어(Carrier)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이 캐리어가 있어야 반도체는 비로소 전기를 흘릴 수 있게 됩니다. 만약 반도체가 N형 도핑이 더 많이 되어서 전자의 농도가 홀보다 높다면 전자를 majority carrier라고 부릅니다. 홀은 minority carrier라고 부르게 됩니다. 그리고 이 반도체는 전자가 더 많기 때문에 N형 반도체라고 합니다. 반대의 경우로 홀의 농도가 더 많아지도록 도핑하면, 홀이 majority carrier가 되고 이 반도체는 P형 반도체가 되는것이죠.
이렇게 보어의 전자모형을 통한 기초적인 캐리어의 개념을 잠깐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사실 캐리어는 도펀트가 없이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보어의 전자모형보다는 에너지 밴드모델이 더 적합합니다.
위 그림에서 보어의 원자모형에서 보았던 원자가전자들이 가전자대(Valence Band)에 모여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모두 같은 에너지를 가진 상태를 표현한겁니다. 위로 올라갈수록 에너지가 높은 상태이고 아래로 내려갈 수록 낮은 에너지를 가진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에 있는 전도대(Conduction Band)에 위치해 있는 저 전자가 앞서 말씀드렸던 캐리어입니다. 전자는 저 위치로 올라가야 캐리어가 되어 전기를 운반할 수 있습니다. Valance Band에 공유결합으로 묶여있는 전자는 열과 같은 에너지를 받으면 에너지 준위가 높아져 Conduction Band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 최소한의 에너지가 Valence Band와 Conduction Band의 에너지의 차이인 Bandgap Energy입니다. 여기서 에너지의 단위는 eV입니다. 전자 1개가 1V의 전위를 올라가게끔하는 에너지입니다. 보통 실리콘의 Bandgap Energy는 약 1.12eV입니다.
그러면 열을 받아 원자가전자 하나가 Conduction Band에서 벗어나 자유전자가 되었다면 Valence Band에는 빈 공간, 홀이 생기게 됩니다. 그림과 같이 전자 하나와 홀 하나가 동시에 짝꿍처럼 생기게 되는거죠. 이것을 electron-hole pair라고 부르겠습니다. 이렇게 도펀트 없이 열과 빛을 통해 e-h pair를 생성하는 반도체를 진성 반도체(intrinsic semiconductor)라고 부릅니다. 불순물이 거의 없는 순수한 반도체인 셈이죠.
보통 상온(절대온도 300K)에서 생성되는 실리콘에서의 전자와 홀의 농도는 10^10개/cm^3 입니다. 이 때의 농도를 ni 라고 하겠습니다. (i가 아래 첨자인데 여기서 안되네요) 전자와 홀이 동시에 생성되기 때문에 똑같죠. 그러면 여기에 Donor를 첨가하면 전자의 농도는 훨씬 많아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전자의 농도가 10^16개/cm^3으로 늘어났다고 해봅시다. 그러면 홀의 농도는 어떻게 될까요? 여기서 중요한 공식이 나옵니다.
ni^2 = n * p
여기서 n은 도핑 이후 전자의 농도, p는 도핑 이후 홀의 농도입니다. 위 공식을 통해 홀의 농도는 10^4개/cm^3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매우 중요한 공식입니다. N형 도핑을 해주었지만 majority carrier인 전자의 농도만 영향을 받는게 아니라 minority carrier인 홀의 농도도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단 기초적인 부분을 살펴보았는데요, 앞으로도 페르미 공식, scattering, PN접합 등.. 갈 길이 멀기 때문에 더 고민해보면서 작성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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